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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칼럼 - 마더테레사의 주름

작성자
이도경
등록일
2013-09-10
조회수
961
첨부파일
오피니언독자위원회
[독자위원칼럼]마더 테레사의 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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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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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미자 춘해보건대학교 요가과 교수  
 

지난여름 인도 비하르요가 아쉬람의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캘커타의 ‘마더 하우스’를 찾았다. 마더 하우스는 굶주리고 아픈 사람들에게 평생 동안 헌신적으로 봉사해왔던 마더 테레사가 1953년부터 1997년 9월5일까지 머물렀던 곳이며, 마더 테레사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15여 년 전에 들렀을 때는, 두 줄로 늘어선 침대 위로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해 뜻하지 않은 충격으로 정작 마더 테레사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었다.

오감을 결코 만족시키지 못할 캘커타의 거리와는 달리 마더 하우스 안은 고요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었다. 가장 먼저 마더 테레사의 무덤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섰을 때 그 소박함에 놀랐다.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여러 인도 성자들의 무덤과는 달리 소박함과 자유로움이 있었다.

직사각형 관 모양의 무덤 위의 오른쪽 귀퉁이에는 성모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상과 왼쪽 귀퉁이에는 조그만 상자가 놓여 있어 예수님한테 전할 기도문을 넣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무덤 위에는 꽃잎으로 ‘예수님이 그랬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라는 글귀가 있었다. 수녀인 듯 하얀 사리를 입은 젊은 소녀들이 무릎을 꿇고 무덤위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옆에 놓여있는 긴 나무의자 위에 앉아 잠시 명상을 하였다. 저절로 마음이 고요해졌다.

벽면에 있는 사진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인도의 긴 사리로 두건처럼 머리에 두른 채 윗니를 살짝 드러내어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모든 방문자들의 손에 들러주는 조그만 유인물에도 그 사진이 나와 있는 걸 보면 아마도 마더 테레사의 가장 대표적인 사진이 아닐까싶다.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편안해지게 하는 분명 아름다운 사진이다.

얼핏 보아도 셀 수 없을 만큼 두 손과 얼굴의 주름이 두드러졌지만, 쭈글쭈글한 얼굴 위로 전해지는 사랑으로 나의 마음의 주름이 펴지는 듯하였다. 주름에 대한 부정적인 신념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주름지지 않으려고 인도의 강한 햇살을 피해 다니려 한 나와는 달리, 그녀는 가장 열악한 환경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예수의 사랑을 실천했다고 여기니 그 주름이 숭고해보였다. 마더 테레사의 주름이 아름다운 이유는 분명 신의 도구로서 실천한 헌신과 사랑이리라.

마더 테레사의 비즈니스 카드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침묵의 열매는 기도이며, 기도의 열매는 믿음이며, 믿음의 열매는 사랑이며, 사랑의 열매는 봉사이며, 봉사의 열매는 평화이다.” 맨 마지막 문구가 가슴을 찡하게 울렸다. 봉사의 열매가 평화라고 하니…. 부끄러움과 동시에 ‘아하’하는 울림이 있었다. 아직 평화를 느낄 정도의 봉사를 해보지 않음에 부끄러웠으며, 봉사의 결과는 평화이어야 한다는 가르침에 감탄이 나왔다.

요가의 관점에서 보면 마더 테레사는 신에 대한 지극한 헌신과 사랑을 펼친 박애요가를 실천한 분이었으며, 행위 속에 사랑과 봉사를 실천한 행위요가의 귀감이셨다. 돌아오는 길에 누구나 가져가도록 안내되어 있는 무덤 위를 장식했던 꽃잎을 조금 가져왔다. 가슴에 그분의 향기를 담아두고 싶었으며, 평화를 느끼는 진정한 봉사를 나 역시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또한 그분의 주름에 대한 존경심과 나이가 들수록 많이 나눌 수 있는 내적 아름다움을 꿈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곽미자 춘해보건대학교 요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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